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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사랑의 이해> 키워드 6개! 이익과 손해를 따지는 사랑

by 별별기획자 2023. 8. 10.

키워드1. 사랑하기 전에 이해관계를 따지는 현대 사회

드라마 <사랑의 이해>를 추천 받아서 보게 됐는데 울컥한 대사가 많아서 눈물을 훔치면서 보게 됐다. 왜 울컥했을까?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이혁진 작가의 <사랑의 이해>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본 소설은 청춘남녀의 사랑을 종횡하는 자본과, 회사라는 조직의 모순과 부조리를 드러낸다. 우리가 사랑을 하기 전에 서로의 이해관계를 따져보게 되는 현실적인 모습들, 사랑하면서도 그러한 이해관계 때문에 망설이게 되는 지점들을 여실히 보여준다. 

키워드 2. 계급의 차이, 넘을 수 없는 선

드라마의 주인공인 상수는 직장 동료인 안수영을 좋아하는데 안수영은 텔러다. 대학교도 나오지 않았고 집안도 좋지 않다. 알아주는 대학교를 나오고 가난했지만 강남에서 자란 상수와 비교가 된다. 상수는 그렇기 때문에 안수영과의 첫 데이트를 잡은 날, 약속 장소에 가려다가 망설인다. 망설이다가 약속 장소에 갔지만, 약속 장소에서 안수영은 상수의 망설이는 모습을 창문을 통해 내려다보고 있었다. 안수영은 느꼈다. 상수와 본인의 사이에 존재하는 계급의 차이, 넘을 수 없는 선이 있다는 것을. 안수영은 그 이후로 상수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수영은 아마 상수와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키워드 3. 사랑의, 이익과 손해 

요즘 우리들의 연애 세태를 잘 반영하는 것 같다. 우리는 우리가 자라온 환경과 비슷한 사람을 찾는다. 나랑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은 다른 세상의 사람인 것 같아 배척하게 된다. 그래서 요즘엔 사랑을 하기도 어렵다. 사랑하기 전에, 사람을 먼저 보기 전에 그 사람의 출신 학교, 직장, 집안, 자산, 부모님을 먼저 보게 된다. 사랑의 시작은 이러한 기본적인 조건들이 충족된 다음에야 시작할 수 있다. 소위 끼리끼리 만난다는 말도 이러한 맥락과 상통한다. 

소설에서는 이익과 손해라는 표현이 나온다. 소설의 배경이 은행이기도 하지만, 사랑을 할 때 계산기를 두드려 본다. 내가 이 사람과 결혼을 하면 이익인가 손해인가. 사랑 앞에서 손익을 따지는 생각이 참 씁쓸하다.

키워드 4. 돈이 없는 사랑

사랑만으로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은 종현과 수영의 관계에서 드러난다. 종현은 은행에서 청경일을 보는 경찰 시험 고시생이다. 공부만 해도 모자랄 시간에 부모님 병원비도 마련해야 하는 힘든 환경에 있다. 하지만 종현은 힘든 수영에게 위로가 되어 그녀에게 희망을 주며 5년 후에 우린 행복할 거라고 순수한 고백을 한다. 하지만 종현은 시험에서 계속 탈락하고 돈벌이도 쉽지 않다. 종현은 수영이 마련해준 돈으로 부모님 병원비를 보태지만 자존심이 너무 상한다. 결국 돈이 없이 사랑만 있는 그 둘의 사랑 속에서 종현은 점점 작아지고 자격지심만 커지게 된다. 그러한 종현을 보면서 수영도 점점 지치게 된다. 

상수는 자신보다 능력있는 집안 출신인 박미경의 구애 끝에 연애를 하게 된다. 좋은 집안의 미경을 만나게 되면 현대판 남자 신데렐라가 되며 신분 상승도 가능하다. 게다가 박미경은 무엇하나 빠질 게 없이 능력도 집안도 훌륭하다. 모든 남자들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미경은 상수를 위해 옷을 사주고, 차도 사준다. 그럴 때마다 상수는 묘하게 자존심이 상하고 묘한 패배감을 느끼게 된다. 자기가 주도해가는 삶이 아닌, 여자가 주도하는 삶에 끼워진 것 같은 불편함이 든다. 

키워드 5. 연민과 사랑

그리고 미경과 수영을 자꾸 번갈아 떠올리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연민을 자극하는 안수영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연민이라는 것이 사랑보다 더 큰 감정이라고 하듯이 상수는 자꾸 수영이 자신을 벗어나면 벗어날 수록 수영에게 다가간다. 

이 드라마를 보고 생각난 고전이 있다. 밀란 쿤테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다. 여기서 남자 주인공인 토마스는 가난한 여인 테레사를 보며, 강가에 버려진 어린 아이처럼 느낀다. 토마스는 여자와 방탕한 생활을 하는 이혼남이었고, 다시는 여자를 집에 들이지 않겠다고 했지만, 불쌍한 테레사를 보면서 그녀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끼며 그녀를 뜨겁게 사랑한다. 드라마에서 상수가 느낀 감정도 이러한 연민의 감정이 아니었을까. 상대를 불쌍히 여기고 측은하게 여기는 감정. 그렇기 때문에 상대를 위해서 희생을 기꺼이 할 수 있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을 받는 것이기 보다 하는 것'이라고 했듯이 말이다. 

키워드 6. 상황 정리, 망쳐버리고 싶은

드라마는 소설이 원작이라서 그런지 호흡이 매우 느리고, 장면 전환도 매우 느렸다. OST도 다소 Blue한 느낌이다. 수영의 집은 매우 노랗고 어둡다. 어두운 방 속에서 수영은 자주 주저앉아 있다. 생각이 많다. 종현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방을 기끼이 내주고, 피아노도 버리고 좋아하는 허브도 버렸다. 그것이 수영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이 희생하는 것이었지만 종현은 그런 수영이 부담스럽고 미안했고 자신이 못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꼴이 됐다. 수영은 종현을 통해 사랑을 찾으려 했다. 수영도 종현에게 느끼는 감정이 연민이었을 것이다. 

드라마 후반부에 가면 수영이 복잡하게 얽혀버린 상수, 종현, 미경 사이의 일을 정리하기 위해 같은 남자 직원 소경필과 모의하여 둘이 잤다는 거짓말을 한다. 종현은 격분을 하면서 수영을 떠났고 수영에게 정말 잤느냐고 따져물었지만 수영은 냉철하게 그렇다고 답한다. 수영은 자신을 다치게 하면서 '상황 정리'를 해버리고 싶었다. 다시 되돌이킬 수 없도록, 순환 버스처럼 벗어나는 것 같아도 다시 돌아오는 것 말고 다시 돌아오지 못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주인공들이 마냥 행복하게 사랑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랑할 때도 돈이 필요하고, 이익과 손해가 적당히 들어맞아야 된다는 씁쓸한 현대 사회를 이 드라마가 은연 중에 이야기한다. 하지만 상수는 모든 이해 관계를 뻐리고 다시 '안수영'을 선택한다. 휘청거리다가도 다시 순수한 감정 그대로, 생각 하지 않고 수영을 찾아간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수영은 다시 사라진다. 

드라마의 결말은 생략하겠다. 기회가 되면 책과 드라마를 같이 보는 것도 정말 재밌을 것 같다. 

 

  • 드라마 원작 소설 <사랑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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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해 - 예스24

이해(理解)와 이해(利害) 사이2016년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이혁진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사랑의 이해』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상수, 수영, 종현, 미경. 네 사람은 지금 사내연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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